— 재일조선족축구협회 리호 회장 인터뷰

재일조선족축구협회 리호 회장

2026년은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축구의 해이다. 세계 축구팬들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조선족 사회에서도 특별한 축구 축제가 준비되고 있다. 오는 6월6일 일본 도쿄에서 “제1회 세계조선족축구대회”가 개최된다.

이번 대회에는 일본 대표 3개 팀을 비롯해 중국, 한국, 미국 등 세계 각지의 조선족 축구인들이 참가해 우정과 화합의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행사를 준비 중인 재일조선족축구협회 리호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어떻게 이번 세계조선족축구대회를 기획하게 되었나?

“올해 초 미국 뉴욕조선족동포협회 정성국 회장님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미국에서도 조선족 운동회를 처음 개최했는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조선족들이 함께 모여 축구대회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모아졌다.

평소 교류하고 있던 중국 광주조선족연합회(회장 김철),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 조선족련합발전공작위원회(상해, 회장 김철) 관계자들의 지지를 얻었고, 재한전국동포총연합회(회장 김호림)와 미국조선족총연합회(회장 박영애), 뉴욕조선족동포회(회장 정성국), 캘리포니아중국조선족연합회(회장 김춘화), 펜실베이니아주 중국조선족동포협회(회장 김영홍)등 해외 여러 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공동주최단체로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대회가 성사됐다. 

일본에서는 2007년부터 조선족 축구대회가 이어져 왔기에 다 함께 세계 규모의 대회를 한번 열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한 재일중국조선족경영자협회(회장 박영호), 일본연변상회(회장 박동일),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회장 김련) 등 여러 단체가 공동주최로 나서주었고,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회장 김광림)도 후원단체로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선뜻 메인 스폰서로 나서주신 쇼웨이야붜(小魏鸭脖)의 손성룡 사장님과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주신 여러 협찬 기업 및 개인, 준비위원회 스텝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저 혼자, 또 재일조선족축구협회만의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이번 행사를 위해 한마음으로 도와주신 많은 분들 덕분이다.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 축구와는 오래 인연이 있었나?

“어릴 적부터 축구를 했고 좋아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길림체육학원에서 축구선수로 2년 동안 뽈을 찼다.

2000년에 일본으로 유학 와서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일본 사회에 적응해 나갔는데, 아무리 바빠도 축구만큼은 놓을 수 없었다. 주말마다 축구를 하러 다녔고, 축구를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선배님들께 인생 조언도 많이 들었다.”

— 재일조선족 축구의 역사는 어떻게 이어져 왔나?

“일본에서 조선족 축구는 1990년대 후반에 유학생 개개인이 한족팀에 합류해 찬 것이 시작이다. 2000년 후반부터 연변대학 체육계 출신들을 중심으로 주말 축구를 시작했고, 그 뒤로 중국 프로축구클럽 ‘연변FC’ 출신이자 전 중국 국가대표였던 김광주 씨가 합류하면서 2002년 3월 ‘재일 백두산천지팀(현 백두산팀)’이 결성됐다. 백두산팀은 도쿄 유학생 축구대회(FFL)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일본 내 조선족 축구 발전을 이끌었다.

2001년 10월 부터 활동하고 2002년 3월에 정식 발족한 조선족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청년연의회(동청련)팀(전신 「재일형제협회」)’도 정기적인 축구 활동을 조직해 왔다.

특히 개인적인 유대도 깊었던 백두산팀과 동청련팀은 때로는 서로 선수들을 보충해가며, 합동훈련을 진행하는 등 풀뿌리 교류를 넓혀갔다. 그리고 2002년 9월 개최된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50주년 기념 축구대회」에서는 양 팀이 연합팀을 구성해 일본 대표로 참가하였다.

그 뒤로 여러 조선족 축구팀이 생겨나 서로 교류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2007년에는 백두산, 동청련, SHIMTO, 아시아SE 등 4개 팀을 중심으로 재일중국조선족축구협회(KCJFA)가 설립되었고, 2017년에는 일반사단법인으로 법인격을 취득하며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현재는 봄·가을 축구대회와 조선족 운동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10개 팀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이제 축구는 재일조선족 사회를 대표하는 중요한 스포츠 문화로 자리 잡았다.”

— 이번 대회에는 어떤 팀들이 참가하나?

“중국광주조선족대표팀, 중국상해조선족대표팀, 미국조선족총연합회팀, 한국조선족대표팀, 일본 U30·U40·U50팀까지 총 7개 팀이 참가한다. 선수들과 단체 관계자들을 합치면 약 200명 정도가 모일 예정이다.”

— 경기 방식은 어떻게 진행되나?

“오전에는 모든 팀이 서로 경기를 펼치는 순환경기로 진행된다. 오후에는 토너먼트를 통해 최종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멀리 해외에서 오시는 만큼 최대한 많은 팀과 교류할 수 있도록 조별리그 대신 순환경기 형식을 선택했다. 이번 대회는 승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류와 화합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 현재 준비 상황은 어떤가?

“경기장 확보, 행사일정 및 담당스텝 확정, 호텔 및 교통수단 대여, 유니폼 발주 등 큰 준비는 대부분 마무리됐다. 지금은 행사 세부 사항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참가자들이 일본에서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축구전용경기장을 확보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참가자들의 이동 편의를 고려해 도심 경기장을 찾다 보니 쉽지 않았다.

반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했고, 도쿄도축구협회東京サッカー協会(회장 우에다植田)와 FC코리아, 동경도 기타구 축구협회北区サッカー協会의 도움으로 어렵게 경기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승인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 이번 대회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축구경기는 심판의 공정함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로 발휘하수 있도록 심판은 모두 외부에서 일본인 전문심판을 청했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축구환경속에서 함께 좋은 경기를 치르고 싶다.

이번 행사를 위해 세계 각지 조선족 단체 대표들이 많이 모였다. 그리고 연변축구의 전설로 불리고 1990년대 중국국가대표팀에서도 최고의 미드필더로 활약을 펼쳤던 ‘중원의 엔진中场发动机’ 고종훈선수, 한국TV 오디션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에서 우승하고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1등들>등 많은 가요프로에서 깨끗하고 청아한 목소리, 탄탄한 고음과 깊은 감정을 담은 가창력을 보여주며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조선족가수 백청강,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을 넘나드는 가수이자 엔터테이너인 쥰키(Jyunky) 등 귀빈들도 초청했다. 

무엇보다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아가는 조선족들이 축구라는 하나의 공통 언어로 함께 어울린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일 축구 경기는 무료로 개방된다. 부담 없이 오셔서 함께 응원하고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행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흡연은 지정 장소에서만 해주시고, 쓰레기 정리 등 기본적인 축구장 매너도 함께 지켜주셨으면 한다. 우리 모두 월드컵 수준의 관람 문화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는?

“조선족들은 예로부터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곳곳에 있는 조선족들이 축구로 하나 되고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아주 크다.

이번 제1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제2회, 제3회 세계조선족축구대회가 계속 여러 나라에서 개최하며 정기적인 행사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 인터뷰를 마치며

예로부터 우리 조선족은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기로 유명하다.

1965년 전국축구대회에서 조선족 선수들로 구성된 연변팀은 길림성을 대표해 참가해 일찌감치 전국 우승을 차지했다. 1994년 중국 프로축구리그가 출범한 이후 연변팀은 변방의 작은 축구팀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최고리그인 갑A리그의 강호로 활약했다. 특히 고 최은택 감독이 이끌었던 연변오동팀은 1997년 부족한 자금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조직력과 불굴의 투지로 갑A리그 4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연변팀은 ‘선두 킬러(专宰领头羊)’, ‘축구의 고향(足球之乡)’, ‘마귀 홈장(魔鬼主场)’ 등 수많은 별칭을 얻으며 중국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수많은 축구팬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고,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경기장 밖 나무 위에 올라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른바 ‘수괘(树挂)’라 불린 이 장면은 연변 축구 열기를 상징하는 역사적 장면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2015년에는 박태하 감독이 이끈 연변부덕팀이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 우승과 함께 슈퍼리그 승격이라는 또 하나의 전설을 써 내려갔다. 연변에서 2,0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강소, 절강, 상해 지역에는 연변팀 원정 응원 조직인 ‘장저후(江浙沪) 축구팬 모임’이 있을 정도로 축구에 대한 사랑은 지역을 넘어 널리 퍼져 있다.

조선족의 축구 열기는 단순히 축구를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민족적 자부심이 결합된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축구는 조선족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소중한 매개체다.

그렇기에 세계 각지의 조선족 단체와 축구인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이처럼 의미 있는 국제 축구 축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리호 회장의 리더십과 헌신적인 정신, 용기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제1회 세계조선족축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기대한다.

(고향련 글)

준비회의

고종훈 선수(왼쪽)와 리호 회장

가수 백청강

가수 쥰키

■ 제1회 세계조선족축구대회 안내

  • 일시: 2026년 6월 6일(토) 오전 9시 ~ 오후 5시
  • 장소: 일본 도쿄 아카바네스포츠노모리공원경기장
    (赤羽スポーツの森公園競技場)

■ 주최

재일조선족축구협회

■ 공동주최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 조선족련합발전공작위원회(상해)
광주조선족연합회
재한전국동포총연합회
미국조선족총연합회
뉴욕조선족동포협회
캘리포니아주중국조선족연합회
펜실베이니아주 중국조선족동포협회
재일중국조선족경영자협회
일본연변상회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 후원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 메인 스폰서

쇼웨이야붜(小魏鸭脖 · 손성룡 사장)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